무더운 여름밤입니다. 저는 강품의 선풍기 앞에서 레터를 쓰고 있어요. 옥수수 반 개도 이미 하나 먹으면서요. 아, 안 되겠어요. 하나 더 먹어야겠습니다. 야식은 잘 먹지 않으려고 하는데, 요즘 살이 많이 빠졌으니 뭐, 옥수수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요? 그렇지만 살과 관계없이 자기 전에 먹는 건 안 좋은 건데 말입니다. 위를 쉬게 해줘야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는 인간은 꼭 이 시간에 폭주를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옥수수는 맛있고… 그렇다면 맥주를 하나 꺼내야 할 것도 같은 그런 밤입니다. 하지만 지금 냉장고에는 사이다를 탄 것만 같은 그런 요상한 술이 하나 있어서 그걸 마셔볼까 합니다. 이 더위에 옥수수를 따서 보내주신 시어머니, 이 더위에 옥수수를 다 쪄놓고 간 친정엄마, 두 엄마 때문에 저는 이 밤에 시원하게 옥수수를 먹고 있습니다. 친정엄마는 옥수수를 찌면서 내내 궁시렁거렸습니다. 이 더위에 옥수수 따기가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고요. 이거를 이 더위에 너네한테 보낸다고 이렇게 많이… 누굴 원망하는 건지 누굴 걱정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