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입니다. 이번주 내내 찬바람이 불어 다시 옷을 여미긴 했지만요.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시구도 있는데 저에게도 개인적으로 4월은 잔인하고 괴로운 날이었습니다.
일단, 지난번에 제가 기부한 책들이 트럭에 실려 기부처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담당 센터에서 저에게 한번 올 수 있냐고 하더라고요. 기부 관련해서 전달식도 하고 사진을 찍자고 하시는데… 책을 기부하고 마음이 또 편하지는 않았던 터라, 그런 사진을 찍는다는 게 영 내키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가겠다고 했습니다. 막상 가면, 또 사회적인 웃음을 얼굴에 장착하고 사진을 찍을 테지만 말이에요. 다녀와서 마음이 심란하지 않도록, 일단 그날에 많은 일들을 몰아둔 상태입니다. 일 하느라 다른 생각 못하게요. 심란한 와중에도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저는 또 거기에 적응이 되더라고요. 여태까지 늘 그렇게 감정을 다른 일들로 대체하며 살아온 듯합니다. 감정을 제대로 바라볼 용기가 없을 때 말이에요. 너무 힘들 거 같을 때, 너무 괴로울 거 같을 때, 너무 꼴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