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많이 부네요. 더운 초겨울을 걱정하던 저에게는 반가운 추위입니다. 내일은 첫눈이 온다고 하네요. 눈이 아주 많이 오면 좋겠습니다. 오늘, 레터를 써야 하는데 하얀 백지 앞에서 조금은 망설이다가 이렇게 또 글을 씁니다. 저는 지난주에 대전에 다녀왔고, 내일은 부산에 갑니다. 11월에 지역 북페어가 좀 몰려 있네요. 그래서 정신이 없는 11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기다렸는지도 모르겠어요. 북페어에 갈 때마다 떨리기도 하고, 슬픔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책을 이고 지고 가는 길은 종종 기쁘고 종종 슬프기도 해요. 페어에서 책이 잘 나가면 오잉, 이게 무슨 일이지, 하고 기쁘고 책 설명을 죽어라 해도 책이 안 나가면, 세상에서 제일 팔기 어려운 것이 책이로구나… 하고 급격히 슬퍼집니다. 내가 사랑한 원고들, 내가 사랑하는 느린서재 책들… 대전북페어에서 만난 독자님이 제게 딱 하나만 추천한다면? 이라고 물으셨는데 그럴 수가 없어서 한참을 망설였어요. 음… 음… 음…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