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첫 편지를 보냅니다. 왠지 괜히 설레네요. 무사히 새해 첫 편지를 보낼 수 있어서요. 가족들 모두가 잠든 밤, 소파가 침대로 변신하는 곳에 앉아 노트북을 펴놓고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다들 피곤했는지, 곤히 자고 있네요.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밖을 돌아다니기가 좀 힘들긴 했어요. 그래도 열심히 계단을 올라 산방굴사에 도착해 기도를 하고 왔습니다. 계단을 계속 오르고 오르다 보니 바람은 어느새 잔잔해지더라고요. 산 속 동굴 안에 자리한 수많은 양초들과 그곳에 모인 사람들, 새해 첫 날이니 모두가 하고 싶은 기도가 있겠죠. 모두의 간절한 마음이 모인 그곳에서 저도 기도를 올리고 왔습니다.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이제는 괜찮습니다. 기도하는 마음 그것만으로도 그저 안심이 되는 그런 하루도 있거든요. 남들처럼 기도를 하고 또 그걸 잊고 살고, 살다가 어느 날은 그런 일들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속상하지 않을 그런 26년이 될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