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마치고 여유 있게 레터를 쓰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번 주 목요일 아침 시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광주에 내려가는 길에 임종하셨다는 전화를 받았네요. 반려인이 많이 울면서 운전을 했습니다. 운전을 바꿔주려고 했는데 차라리 운전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하는 그입니다. 안 그러면 너무 많이 울 것 같아서 그럴까요. 저나 반려인이나 부모님 상은 처음입니다. 그래도 누님들이 있으니 이것 저것 의지해서 뭐든 할 수 있겠지요. 오늘은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우는 그를 보며 딱히 해줄 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이럴 땐, 어떤 말을 해야 할까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외롭게 둔 시간이 너무 많았다면서 그는 많이 울었습니다. 아버지를 원망하고, 자신을 또 원망하고 그리고 또 후회하는 마음, 그 마음들 사이에서 그는 갈팡질팡하고 있었습니다.